사귐의 공동체 9기 '공동체 비전학교' 에 다녀와서

(다음 글은 이번 9기 공동체 비전학교를 수료하신 유건종 선교사님의 소감문이다.

유선교사님은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18년간 선교사역을 감당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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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국내에서 목회하는 동안 ‘두레공동체’나 ‘예수원’ 등에 대해 듣고 기회가 있으면 어떤 곳인지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특별한 목표를 가진 단체라고 생각했을 뿐 ‘공동체’에 관해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았습니다.

그 후 해외선교사로 아프리카에 가서 선교라는 큰 사명을 위해 ‘팀사역’에 동의하고 동역하는 선교사들과 한 울타리 안에서 여러 가정이 함께 살며 일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구성원이 늘어날수록 스트레스와 갈등과 충돌이 늘어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일과 삶에서 일어난 내부적 갈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선교를 수행하는데 큰 장애가 될 뿐 아니라 우리 단체가 존속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문제해결을 위해 다함께 기도하고 토론하면서 우리 선교단체의 정체성을 ‘영성(靈性)선교(宣敎)공동체(共同體)’라고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가족 이외에는 공동체로 살아본 경험이 없다가 이질적인 사람들과 만나 갈등과 충돌 속에 살면서 그때서야 우리 자신의 미숙함을 발견하여 신앙공동체의 의미를 조명하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관계성’, ‘태도’에 관해 함께 나누면서 점차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가고 더불어 공동체가 성숙해져 감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씨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것이고 더 아름답고 견고한 공동체로 성숙해져 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험 속에 제가 가지게 된 질문은 “왜 교회는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불교 승려들은 훈련시작부터 생애를 마칠 때까지 사찰에서 공동체로 살아가고 천주교 사제들 역시 신학교에서부터 공동체로 훈련 받고 성당에서도 공동체로 살아갑니다. 반면, 성경을 따라 가장 공동체적이어야 할 교회는 전혀 공동체적이지 않습니다.

구약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민족공동체를 유지해 오고 있고 신약시대의 초대교회도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도 말입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분명히 개신교는 목회자 훈련장인 ‘신학교’나 성도들의 훈련장인 ‘교회’ 모두 공동체를 경험하지 않기에 공동체를 모르고 따라서 공동체를 가르치지 못해서 교회에는 공동체성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데 초대교회와 같은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을 세워가는 현장인 사귐의 공동체에서 가지는 9기 비전학교를 가진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하여 배우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거대한 한 그루나무로 세상을 푸르게 할 수 없으나 작은 나무숲이 퍼지면 세상을 푸르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이제 시대적 부름이 비만한 대형교회가 아니라 성령으로 이뤄지는 교제, 사랑과 나눔이 실천되는 다양한 형태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작은 공동체(교회)들이 온 누리에 퍼지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9기 학교에서 같은 길을 가는 좋은 동반자들을 만나 기뻤습니다. 또한 주님께서 사귐의 공동체를 통해 일하시고 계심을 믿으며 김현진 목사님과 섬기시는 공동체 가족들께 감사드립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