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를 둘러싼 김현진목사님과의 인연(?)은 특별하다. 1990년 신대원을 가기 위해 10년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는 처음 산 잡지 <목회와 신학>에서 <전국 신학교 공동체 모임 연합회>의 이름으로 세미나 광고가 난 것을 보고 참여한 것이 김 목사님과의 첫 만남이다. 당시 김현진목사님은 신대원 2학년생에 불과했는데, 그러나 그 때 이미 전 신 공 연이라는 단체를 이끌며 전국적인 세미나를 개최하였으니 지금 생각해도 참 대단했다는 생각이다 (나와 나이가 같으니 더욱 더 그렇게 보였다!).
그렇게 듣게 된 공동체 세미나는 신학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나에게 대단히 신선한 충격이었고, 이후 내가 ‘교회는 공동체’라는 점에 대해 깊이 유념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후 공동체 운동에 별 달리 참여는 하지 않았지만, 사역을 하는 내내 교회가 공동체라는 사실을 잊어본 일이 없다. 오히려 사역 내내 교회의 공동체 됨의 신학적 근거를 파고 들고, 그 지평을 넓혀가고 사역 현장에 적용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돌이켜 보면 내가 사역하는 현장이 비교적 따뜻하고 교회가 비교적 건강했던 것은 늘 교회가 공동체임을 기억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것 하나로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교회가 공동체임을 기억하고 교회 속에 공동체성을 높여 가기 위해 애를 쓴 것이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번 세미나(16기)에 참여하게 된 것은 그간 20여년의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한번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 나름 교회 속에 늘 공동체를 적용하고 공동체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해왔지만 특별히 김목사님이 평생 그것만을 연구하셨으니 무언가 더 배울 것이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가장 큰 관심은 한국의 공동체 실태에 대한 정보와 함께, 세계 공동체의 실제를 소개받는 일이었다. 사실 이번 세미나에서 한국 공동체 운동에 대해 많이 들을 수 없었던 것은 아쉬운 점이다. 아마도 공동체의 역사가 짧은데다, 그들 하나하나와 직접 함께 살아보지 않은 입장에서 객관적인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강의 내용 중에 공동체의 역사도 대단히 유익했고, 공동체 선교는 평소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바를 더욱 온전한 개념으로 확장해 준 시간이었다. 많은 참고가 되었다.
나에게는 무엇보다 세계 각 공동체에 대한 소개의 사간이 많은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 공동체에 관심이 있어서 지난 여름 부루더호프에 가서 잠시 머물기까지 했지만, 부루더호프는 (물론 감동적인 것과는 별도로) 우리 상황에서 모델로 삼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도시공동체에 더 관심이 많았는데, 이 시간을 통해 여러 가지 유형의 공동체를 듣게 되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제 이 글을 마치면서,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김현진목사님의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열정이다. 그 젊은 나이에 공동체에 눈을 뜨고, 그 이후 그 한 가지를 위해 온전히 달려온 이야기를 여담처럼 들려주었지만, 결코 여담에 그치지 않는 여운을 남겼다. 그 한 길을 위한 달음질에 마음 깊이 감사와 함께,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드리고 싶다.
고성제 목사: 안양 새순교회